제주들불축제
제주 전통 들불문화 기반 봄 축제

사진=visit jeju공식 홈페이지
봄바람이 낮게 스치고, 오름 능선을 따라 억새가 흔들릴 때면 제주의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겨울을 지나온 들판은 아직 차갑지만, 저녁이 되면 붉은 불빛이 어둠을 밀어내듯 번진다.
불은 오래전부터 제주의 시간을 건너왔다. 한 해의 액운을 태우고 새로운 풍요를 기원하던 들불의 기억은 지금도 오름 위에서 이어진다.

사진= 제주들불축제 공식 홈페이지
제주들불축제는 전통 목축문화에서 유래한 ‘들불 놓기(방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주의 대표 봄 축제다. 불·바람·오름·공동체라는 제주의 고유한 상징을 중심에 두고, 전통 의례와 공연,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결합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
2026년 축제는 ‘제주 희망을 품고 달리다!’를 주제로, 공동체와 문화, 환경, 미래를 연결하는 장면을 새별오름 일대에서 펼쳐낸다.
축제는 2026년 3월 13일(금)부터 3월 14일(토)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사전행사는 3월 9일(월)부터 12일(목)까지 이어진다. 장소는 새별오름 일대(제주시 애월읍 봉성리)다. 주최는 제주시, 주관은 제주시관광축제추진협의회가 맡는다. 개막 공식 행사는 3월 13일(금) 19시부터 ‘들불, 희망의 여정’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다. 주제공연과 개막선언, 달집태우기가 이어지며 불을 통해 안녕과 희망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이어 19시 30분에는 개막 콘서트 〈Bravo, 제주〉가 열린다. 트로트 가수 김용빈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 함께 축제의 시작을 나눈다. 둘째 날 저녁인 3월 14일(토) 19시 30분에는 오름 아트쇼 〈들불, 희망의 찬가〉가 펼쳐진다. 달집태우기와 디지털 불놓기가 결합된 공연으로, 오름 전면을 활용한 불과 빛, 영상의 융합 연출이 이어진다. 20시부터는 피날레 콘서트 〈희망, 쏟아진다〉가 진행되며, 밴드 자우림이 무대에 올라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낮 시간에는 오름을 직접 걷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주간·썬셋·나이트 트레킹으로 구성된 오름 트레킹은 시간대에 따라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디지털 횃불 나이트 트레킹은 개막 행사와 연계해 진행되며, 참가자들이 빛을 들고 오름을 오르는 장면이 연출된다. 전통문화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제주 가문잔치(지꺼진 잔칫상)’에서는 1970~80년대 제주 전통 혼례와 잔치 문화를 재현한다. 줄다리기, 넉둥베기, 집줄놓기, 듬돌들기 등 읍·면·동 민속놀이 경연이 이어지고, 전도 풍물 희망기원 대행진과 마상마예 공연, 말테우리 체험도 진행된다. 공동체가 함께 어울리는 장면이 축제 곳곳에서 이어진다.
사진= 제주들불축제 공식 홈페이지
사진= 제주들불축제 공식 홈페이지
사진= 제주들불축제 공식 홈페이지
친환경과 생태 가치를 강조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탄소중립 미션을 수행하는 스탬프 랠리, 환경 퀴즈 대회, 환경 그림대회, 업사이클링 소품 만들기, 묘목 나눔 행사 등이 준비된다. 불을 소재로 한 축제이지만, 환경과 공존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함께 담아낸다.
행사장 한편에는 제주 향토음식점과 푸드트럭 로드, 농수특산물 상생장터가 들어선다. 전시와 이벤트 공간에서는 전국 축제사진 콘테스트, 희망배달 우체국, 인생네컷 촬영, 종이비행기 날리기 등 다양한 체험이 이어진다. 축제는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참여와 기록의 시간으로 구성된다.
제주들불축제는 불로 과거의 액운을 태우고, 오름 위에서 새로운 희망을 품는 자리다. 밤이 깊어질수록 불빛은 또렷해지고, 사람들의 발걸음은 같은 방향을 향한다. 새별오름 능선 위에서 타오르는 불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처럼 보인다. 희망을 품고 달린다는 말이 추상이 아니라, 눈앞의 장면으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