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석대(규봉 주상절리대)
무등산 핵심 지질 명소

무등산의 능선이 깊어지는 지점에서 시야가 갑자기 막힌다. 숲이 끝나는 자리에서 드러나는 것은 산이 아니라 벽에 가깝다. 광석대, 혹은 규봉 주상절리대라 불리는 이곳은 입석대와 서석대와 함께 무등산을 대표하는 3대 주상절리대 중 하나다.
광석대는 전라남도 화순군 이서면 영평리 일대, 해발 약 850m에서 950m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 접근 구간 자체가 고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산악 지형이어서, 현장에 도착하면 공기 밀도부터 달라진다. 절리면이 드러나는 지점은 규봉암을 중심으로 이어지며, 자연 지형과 종교 공간이 겹쳐진 독특한 풍경을 만든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규모다. 주상절리 기둥 하나의 높이는 약 30~40m에 이르고, 최대 너비는 약 7m에 달한다. 일반적인 주상절리가 손바닥 크기에서 수 미터 단위로 형성되는 것과 비교하면, 광석대의 절리면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이다.
수십 개의 거대한 기둥이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으며, 그 면이 한눈에 들어오는 구간만도 수십 미터에 이른다. 암석 구성 역시 학술적으로 중요하다. 광석대는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용결응회암, 이른바 ‘무등산응회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노두에서는 라필리응회암과 화산각력암이 함께 관찰되며, 격렬한 화산 활동의 흔적이 암석 구조에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지역의 주상절리는 단순한 냉각 수축이 아니라, 대규모 화산 분출과 응회암 퇴적, 이후의 냉각 과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형성 시기는 약 8,700만 년에서 8,5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로 추정된다. 그중에서도 광석대 주상절리는 약 8,500만 년 전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우리가 마주하는 수직 절리면은 수천만 년에 걸친 침식과 풍화 과정을 거쳐 노출된 결과다. 시간의 단위 자체가 일상의 감각을 벗어난다.
광석대의 가치는 규모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폭 7m에 이르는 대형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도 보고 사례가 극히 드물어, 학술적·교육적 가치가 매우 높다. 이러한 이유로 인근의 지공너덜과 함께 문화재 명승 제114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동시에 이곳은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핵심 지질 명소로 관리되고 있다.

주변 경관 역시 광석대의 인상을 강화한다. 규봉암을 중심으로 약 100여 개의 주상절리가 길이 약 80m에 걸쳐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데, 인공 구조물 없이 자연만으로 형성된 장면이라는 점에서 체감 압도감이 크다.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빛이 바뀌면, 절리 기둥의 음영이 또 다른 형태를 만든다.
광석대는 무등산 주상절리대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인근에는 화순 서유리 공룡화석지, 담양 추월산 등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함께 묶인 명소들이 분포해 있다. 이 일대는 한 지역 안에서 화산 활동, 퇴적, 생물 화석까지 연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드문 사례다.

광석대는 사진 한 장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장소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리고 고개를 들어 올릴수록 그 규모가 체감된다. 입석대와 서석대가 ‘형태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면, 광석대는 ‘지질의 힘’을 그대로 드러낸다. 무등산이 왜 세계적인 지질 명소로 평가받는지, 이곳에 서면 설명이 필요 없어지는 순간이 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