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이 아닌, 국물로 바뀌는 새해의 맛
세 가지 떡국으로 시작하는 2026의 부엌
1. 떡은 그대로 두고, 국물만 살짝 바꾼 새해 떡국 세 가지
2. 매생이의 여린 바다향, 황태의 정직한 담백함, 칼칼함의 단번에 깨어나는 맛
3. 모든 레시피는 2인 기준, 정확한 계량·시간·불 조절 포함
4. 떡국은 하얗게만 먹어야 한다는 오래된 전제를 가볍게 비트는 구성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토라이 리퍼블릭
겨울 끝자락의 부엌은 늘 천천히 데워진다. 새해를 하루 앞둔 저녁, 떡국의 냄비를 올리며 잠시 멈칫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해마다 같은 국물, 같은 순서, 같은 맛. 먹자마자 안정은 되지만, 너무 익숙해서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 떡국.
그래서 올해는 떡의 의미만 지키고, 국물의 표정을 바꾸기로 했다. 바다향으로 부드럽게 시작하거나, 황태의 단정한 맛으로 속을 풀거나, 고춧기름 한 숟갈로 새벽처럼 선명하게 깨어나는 떡국. 냄비 하나로도 새해의 기분은 충분히 달라진다는 걸, 불 앞에서 천천히 배운다.
1. 매생이 떡국
부드럽게 감싸는 바다의 초입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매생이를 넣는 순간 국물은 비로소 조용해진다. 황태는 뒤로 물러나고, 떡은 훨씬 부드러운 질감으로 달라진다. 한 숟가락을 들 때마다 여린 해초가 감싸올라오는 느낌이 있어, 명절의 무거운 공기를 대신 정리해주는 국물이다.
체크포인트
• 분량: 2인분 기준
• 시간: 총 20~25분
• 구성: 맑은 황태 베이스 + 생매생이
재료
떡국떡 200g
매생이 50g
황태채 30g
물 5컵(1,000ml)
국간장 1큰술(15ml)
다진 마늘 1작은술(5g)
소금 약간
참기름 1작은술
계란 1개(선택)
만드는 법
1. 떡 불리기
o 찬물에 20분 정확히 담가 전분기를 정돈한다.
2. 황태 육수
o 냄비에 물 5컵과 황태채를 넣고 중불 7분 → 약불 3분.
3. 떡 넣기
o 다시 중불로 올려 불린 떡 투입, 2~3분 젓지 않고 둔다.
4. 매생이 처리
o 흐르는 물로 30초만 헹궈 이물질 제거.
o 약불로 낮춘 뒤 넣고 10초만 크게 한 번 젓고, 추가 끓이기 금지(식감 보호).
5. 간·향 마무리
o 국간장·마늘 → 맛 보고 소금 미세 조정.
o 불 끄고 참기름 원형 한 바퀴.
6. 계란(선택)
o 불 끄기 10초 전 얇게 둘러주고 저어 섞지 않는다.
2. 황태 떡국
끝까지 편안한 국물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은경
황태는 오래 끓이지 않아도 맛이 깔끔하게 정리된다. 무가 투명해지면서 풀어주는 단맛이 떡과 부딪히지 않아, 한 그릇을 먹고 나서도 속이 편안하다. 사골이 주는 무거운 여운 없이 맑게 비워내는 떡국.
체크포인트
• 분량: 2인분
• 시간: 25~30분
• 구성: 황태+무 육수
재료
떡국떡 200g
황태채 30g
무 150g(1×2cm 두께로 썬 절편 기준)
물 6컵(1,200ml)
국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 약간
참기름 1작은술
대파 10g
만드는 법
1. 떡 불리기
o 찬물 20분 유지.
2. 황태 볶기 → 육수
o 냄비에 참기름 두르고 황태를 중불 1분 볶는다.
o 물·무 투입 후 중불 10분 끓인다.
3. 떡 넣기
o 무가 투명해지면 떡 넣고 2~3분.
4. 간 맞추기
o 국간장·마늘 → 1분 더 끓인다.
o 필요하면 소금으로 마지막 조정.
5. 대파로 마무리
o 얇게 썬 대파 넣고 30초 후 불 끄기.
3. 칼칼한 떡국
새해 아침을 단번에 깨우는 국물

사진=챗GPT
고춧기름이 냄비 안에서 고기를 감싸는 순간 향이 먼저 선명해진다. 떡이 국물 위로 떠오를 때쯤엔 고춧가루의 여운이 입안을 정리한다. 해장국과 떡국의 중간쯤, 아침의 속을 다시 바로 세우는 맛이다.
체크포인트
• 분량: 2인분
• 시간: 20~25분
• 구성: 고춧기름 베이스
재료
떡국떡 200g
소고기 또는 돼지고기 100g
물 6컵(1,200ml)
고춧기름 1큰술(15ml)
고춧가루 1큰술(7g)
국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 약간
대파 20g
만드는 법
1. 떡 불리기
o 찬물 20분.
2. 고기 볶기
o 고춧기름에 고기 넣고 중불 2분 볶는다.
o 고춧가루·마늘 넣고 30초 향만 낸다.
3. 물 붓기
o 물 넣고 중불 8분.
o 끓기 시작해 거품 생기면 1분 내 걷는다.
4. 떡 넣기
o 떠오를 때까지 2~3분.
5. 간 마무리
o 국간장 1분, 대파 30초.
o 필요하면 소금으로 조정.
색다른 떡국으로 시작하는 새해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토라이 리퍼블릭
떡국은 늘 상징이 먼저 앞서는 음식이라 맛의 변주가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하지만 국물의 결만 달라져도 새해의 기분은 확실히 바뀐다. 떡은 그대로고, 의미도 그대로라서 더 자유롭다.
불 앞에 서 있는 시간은 길지 않지만, 한 그릇의 온도는 올해 하루를 결정짓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조금 다른 맛의 떡국으로 시작해도, 새해는 충분히 제 시간에 도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