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900미터에서 바람을 맞는다?"
태백 여행 코스 추천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람이 달랐다.
11월 초순, 서울 기준으로는 얇은 점퍼 하나면 되는 날씨였지만 태백에서는 겉옷 안쪽까지 바람이 파고들었다. 해발 900미터가 넘는 도시라는 말이 온도로 먼저 느껴졌다.
매봉산 풍력발전단지와 고랭지채소밭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황성훈
해발 1,100미터 지점에 차를 세우고 걷기 시작했다.
매봉산 정상까지는 200미터가 채 남지 않았다. 걷기 시작한 지 3분쯤 지나자 시야가 트이고, 거대한 풍력발전기 8기가 일렬로 서 있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풍력발전기 날개 하나의 길이는 43미터다. 2012년에 설치된 이 발전기들은 연간 2만 4,000메가와트시를 생산한다. 주변에는 고랭지채소밭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배추밭과 무밭 사이로 산 능선이 겹쳐 보이고, 바람 소리만 일정하게 이어졌다.
체감 온도는 평지보다 5도 이상 낮았다. 여름에도 긴팔 셔츠가 필요한 곳이라는 안내판의 설명이 11월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태백산 국립공원 입구 주차장까지 시내에서 15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IR스튜디오
태백산 국립공원은 태백 시내 중심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도시 외곽이 아니라, 생활권 바로 옆에 산이 붙어 있는 구조다.
국립공원 입구 주차장 고도는 해발 850미터다. 차에서 내리면 공기 밀도가 다르다는 느낌이 바로 든다. 등산을 하지 않더라도 입구 주변 산책로만 걸어도 온도 차이가 분명하다.
등산로는 당골광장에서 시작해 천제단까지 이어진다. 편도 3.2킬로미터, 왕복 약 4시간 소요된다. 정상인 천제단은 해발 1,567미터로, 날씨가 맑은 날에는 강원 내륙의 산줄기가 층층이 보인다.
황지연못 수온은 1년 내내 섭씨 9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재현
태백 시내 중심에 있는 황지연못은 낙동강 발원지로 지정된 곳이다. 상지·중지·하지 세 개의 연못으로 이루어져 있고, 총면적은 5,000제곱미터다.
연못 수온은 사계절 내내 섭씨 9도를 유지한다. 지하 150미터 깊이에서 하루 약 5,000톤의 물이 솟아오르기 때문이다. 겨울에도 얼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일정한 수온 때문이다.
연못 주변은 총길이 800미터의 산책로로 연결돼 있다. 시내 한가운데 있어서 접근이 쉽다.
용연동굴 내부 온도는 섭씨 10도 전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경기
용연동굴은 태백 시내에서 남쪽으로 6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석회암 동굴로, 총길이는 843미터다. 이 중 일반 관람객에게 개방된 구간은 왕복 400미터다.
동굴 입구를 지나면 외부와 완전히 다른 온도가 느껴진다. 동굴 내부 온도는 연중 섭씨 10도 전후를 유지한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바깥보다 따뜻하다.
바닥이 습해서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조명이 설치된 관람로를 따라 이동하면 되지만, 구간에 따라 천장 높이가 1.5미터 정도로 낮아지는 곳도 있다.
철암탄광역사촌은 1964년 모습을 보존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철암탄광역사촌은 태백 북쪽 철암동에 있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석탄 산업이 활발했던 시기의 생활 모습을 보존한 곳이다.
골목 구조와 건물 배치가 당시 그대로 남아 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2층 상가 주택이 이어지고, 선탄시설의 컨베이어벨트가 건물 위를 가로지른다. 1964년에 설치된 이 시설은 현재까지 보존돼 있다.
마을 중심에는 철암역이 있다. 1940년에 개통된 역으로, 지금도 하루 12회 열차가 정차한다. 역 주변에는 탄광 역사 전시관이 운영되고 있다.
365세이프타운은 해발 750미터에 위치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365세이프타운은 태백 시내에서 산 방향으로 3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해발 750미터 지점에 자리 잡고 있어, 주변이 탁 트여 있다.
재난·안전 체험 시설로 운영되며, 지진·화재·태풍 등 12개 체험관이 있다. 건물 앞 광장에서 보면 태백의 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행 초반에 들르면 이 도시가 얼마나 높은 곳에 있는지 감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태백 시내 중심 고도는 해발 700미터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태백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도시 중 하나다. 시청 소재지 기준 고도는 해발 700미터다. 서울이 해발 40미터, 부산이 해발 10미터인 점을 감안하면 체감 온도 차이가 분명하다.
이동 거리가 짧아도 고도 변화가 크다. 시내에서 매봉산까지 차로 20분이면 닿지만, 고도는 400미터 이상 올라간다. 풍경과 온도가 빠르게 바뀌는 이유가 바로 이 고도 차이 때문이다.
겨울에는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많고, 여름에도 아침 기온이 섭씨 15도 전후다. 어느 계절에 가든 긴팔 옷을 준비해야 한다.
고도 따라 흐르는 여행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IR 스튜디오
태백 여행은 한 장면이 강렬하게 남기보다, 높이와 온도, 공기의 변화가 차곡차곡 쌓인다.
매봉산에서는 바람이, 황지연못에서는 물이, 용연동굴에서는 어둠이 또렷했다. 철암에서는 시간이 멈춘 골목을 걸었고, 태백산 입구에서는 산이 도시 바로 옆에 붙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발 700미터에서 시작해 물과 땅, 사람의 흔적으로 이어지는 여행. 태백은 그렇게 하루를 채우는 도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