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에 쫓겨난 왕의 마지막 풍경...'왕과 사는 남자' 촬영지 강원 영월 가볼만한 곳

"섬처럼 갇혀 있었다?"... 19세 왕이 유배된 영월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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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IR스튜디오/청령포


서울에서 영월까지 차로 2시간 30분. 남한강 물줄기가 구비치는 곳에 작은 섬 같은 땅이 나타난다. 삼면이 강물에 막히고 한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조선 6대 왕 단종이 17살에 왕위를 빼앗기고 19살에 숨진 그 장소가 바로 여기다.


오늘은 왕과 사는 남자 촬영지, 단종의 역사를 따라 가보자.


물과 절벽이 만든 감옥, 청령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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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심현우/청령포


영월군 남면 광천리에 있는 청령포는 동·남·북 세 방향이 남한강에 둘러싸여 있다. 서쪽에는 육육봉이라 부르는 험한 바위 절벽이 솟아 있다. 배 없이는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는 구조다.



1457년 6월, 단종은 이곳에 유배됐다. 노산군으로 강등된 상태였다. 호위 군사 50명이 그를 감시했다. 당시 나이 17세.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과 군인 2,5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65세 이상 어르신과 국가유공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배 타는 곳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 걸린다.


청령포에는 단종이 머물던 집터가 남아 있다. 영월 호장이었던 엄흥도가 밤마다 몰래 찾아와 안부를 물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집터 옆에는 단종이 심었다는 관음송이 서 있다. 600년 가까이 된 소나무다.


섬에 들어가려면 작은 나룻배를 타야 한다. 배는 수시로 운행한다. 5분도 안 걸려 섬에 도착한다. 배에서 내리면 강물 소리가 크게 들린다. 단종도 이 소리를 들으며 지냈을 것이다.


청령포 안에는 작은 전시관이 있다. 단종의 생애와 유배 생활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관람 시간은 30분이면 충분하다.


단종이 쉬어간 선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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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선돌


영월읍 방절리 서강에는 선돌이라 부르는 큰 바위가 서 있다. 높이 70m가 넘는 석회암 절벽이 칼로 쪼갠 듯한 모습이다.



단종이 청령포로 가는 길에 이곳에서 잠시 쉬었다. 바위가 우뚝 서 있는 모습이 신선 같다 하여 선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입장료는 따로 없다. 방절리 769-4번지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주차장에서 걸어서 3분 거리다.


선돌은 강물이 석회암을 깎아 만든 지형이다. 물에 녹는 성질 때문에 틈이 점점 넓어져 이런 모양이 됐다. 지질학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선돌 주변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강을 따라 걸으면 절벽과 물이 만든 풍경이 펼쳐진다.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19세 왕이 죽은 장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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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장릉


영월읍 단종로 190에 있는 장릉은 단종의 무덤이다.


1457년 10월, 단종은 청령포에서 영월 관아로 옮겨진 뒤 사약을 받고 죽었다. 당시 나이 19세. 시신을 거둘 사람이 없었다. 호장 엄흥도가 몰래 시신을 수습해 이곳에 묻었다.


1516년 중종 때 무덤을 찾아 봉분을 만들었다. 1580년 선조 때는 석물을 세우고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다. 1698년 숙종 때 단종으로 복권되면서 정식 왕릉이 됐다. 장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과 군인 1,5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국가유공자와 장애인, 65세 이상은 무료다.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장릉에는 일반 왕릉과 다른 건물들이 있다. 단종의 무덤을 찾아 제사 지낸 영월군수 박충원을 기리는 낙촌비각, 시신을 거둔 엄흥도의 정려각이 그것이다. 단종을 위해 목숨 바친 268명의 위패를 모신 장판옥도 있다.


왕릉 주변으로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다. 숲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30분 정도 걸린다. 봄에는 진달래가,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답다.


장릉 입구에는 단종역사관이 있다. 단종의 일생과 세조의 왕위 찬탈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물들이 있다. 관람료는 장릉 입장료에 포함돼 있다.


소쩍새처럼 울었던 자규루 그리고 관풍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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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황성훈/관풍헌


영월읍 영흥리에는 자규루라는 누각이 있다. 단종이 유배 생활을 하며 자주 올라가 시를 지었던 곳이다.


자규는 소쩍새를 뜻한다. 피를 토하며 슬프게 운다는 새다. 단종이 자신의 처지를 소쩍새에 빗대어 시를 쓴 뒤 누각 이름을 매죽루에서 자규루로 바꿨다.


1428년 세종 때 군수 신권근이 처음 지었다. 원래 이름은 매죽루였다. 1791년 강원도 관찰사 윤사국이 무너진 것을 찾아 다시 세웠다.


입장료는 없다. 누각 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지만 밖에서 구경할 수 있다.


자규루에서 50m 떨어진 곳에 관풍헌이라는 건물이 있다. 조선시대 지방 관청 건물로 앞면 3칸, 옆면 3칸 크기다. 지금은 보덕사에서 포교당으로 쓰고 있다.



관풍헌은 단종이 사약을 받고 죽은 곳이다. 1457년 10월 24일, 이곳에서 단종의 삶이 끝났다. 건물 안에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안내판이 있다.


영월 단종 유적지 둘러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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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서울에서 영월까지는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된다. 영월IC에서 내려 5분 정도 가면 시내에 도착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동서울터미널에서 영월행 버스가 하루 10회 운행한다.


단종 유적지는 청령포, 장릉, 자규루 순서로 보는 것이 효율적이다. 세 곳을 모두 보는 데 3시간 정도 걸린다. 선돌은 시간 여유가 있을 때 들르면 좋다.


영월읍내에는 식당과 카페가 많다. 곤드레나물밥과 메밀전병이 유명하다. 장릉 근처에는 맛집들이 모여 있어 식사하기 편하다.


숙박은 영월읍내 모텔이나 펜션을 이용하면 된다. 주말에는 방이 빨리 차니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평일에는 당일 예약도 가능하다.


17세에 왕위를 잃고 19세에 죽은 단종. 그가 마지막으로 본 풍경이 이곳 영월에 남아 있다. 청령포의 강물과 절벽, 선돌의 바위, 장릉의 소나무가 570년 전 그 시간을 기억한다. 역사의 비극을 따라가는 여행을 원한다면 영월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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